맞벌이 부부가 초1 아이 '학원 뺑뺑이' 없이 방학 날 수 있는 곳
맞벌이 부부가 초1 아이 '학원 뺑뺑이' 없이 방학 날 수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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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균 기자]
▲ 고양자유학교의 가을 고양자유학교 아이들은 계절의 풍경 속에서 자연의 일부가 되기도 한다.
ⓒ 고양자유학교
"바로 집 앞에 초등학교가 있는데 굳이 그 학교를 보내야겠어?"
"학교의 교육 철학은 공감이 되잖아? 한 번 보내보자."
"우리처럼 맞벌기업파산
이하는 가정에서 가능하겠어? 지금 회사 다니고 육아하는 것도 난 너무 벅차."
2023년 12월 28일 밤, 아이를 재우고 무제한 토론에 들어간 우리 부부의 언성은 점점 높아졌다. 이미 앞서 며칠에 걸친 '백분토론'도 치렀다. 일하는 시간, 자는 시간,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을 빼면 둘이서만 제대로 이야기할 시간도 넉넉청년창업지원센터
하지 않았다. 입학 관련 비용을 납부해야 하는 12월 31일은 점점 다가왔고 우리의 평행선은 좁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아이가 태어나고 나의 머릿속은 '이런 방식이 더 좋을 거야', '이거 해놓고 저거 해야 돼'라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고, 육아가 효율적으로 진행되지 않으면 어쩌나, 행여 문제가 생길까 전전긍긍했다. 출퇴근 동선을 고신한은행 복리적금
려하고 긴급상황에도 빨리 갈 수 있도록 직장과 가장 가까운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냈다. 아내와 등하원 당번을 나누고 번갈아 아이를 재웠다. 육아는 대부분 계획대로 착착 진행되었지만 때로는 그렇게 되지 않았을 때 다투기도 했고, 아이를 닦달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아이는 모든 과정에서 잘 적응해주었고 무난하게 잘 자라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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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접한 10대 청소년들의 극우화 경향과 여성혐오에 기반한 청소년 범죄 사건들은 우리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더군다나 아이는 주변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 기질이었다. 그리고 예전 어린이집 선생님께서 아이에 대해 홈스쿨링이나 대안적인 교육에서 날개를 펼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해주셨던 걸 기억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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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고양자유학교에 아이를 보내고 있는 선배가 있어 아내와 함께 선배를 만나 궁금한 걸 묻기도 하고, 입학설명회에도 참석했다. 학교를 알아갈수록 아내는 입학 결심을 굳혀갔다. 나는 겉으로는 끄덕끄덕 했지만 속으로는 설마설마했다.
학교가 가진 교육철학을 비롯해서 좋은 점이 많이 보았지만 동시에 부담스러운 마음도 커졌다. 나의 '합리적 국민연금 수령조건
기준'에서 보자면 통학 거리는 멀고, 구성원의 많은 참여로 운영되는 학교인 데다가, 사교육을 하면 안 된다는데 그럼 방과 후 시간은 어떻게 할 것인지 답이 나오지 않았다. 무엇보다 사교육 도움 없는 방학은 나와 아내의 휴가 날짜로는 절대 감당할 수 없었다. 나와 아내 모두 '일'은 포기할 수 없는 영역이었으므로 도통 답이 나오지 않았다. 머리가 아파지기 시외국계금융권
작했다.
다시 2023년 12월 28일 밤, 아내가 말했다.
"내가 책임질게."
이쯤 되니 더 우길 말도 없었다. 논리도 설명도 필요하지 않았다. 더 보태봤자 나라는 인간의 궁핍한 내면만 드러날 뿐이었다. 썩 내키지 않았지만 내가 가진 효율과 합리의 기준을 이번만은 포기해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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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고양자유학교
고양자유학교에 입학한 후 첫 한두 달은 꽤 정신이 없었다. 왜 이리 교육도 모임도 많은지... 학교에 가면 주말이고 평일이고 누군가가 있었다. 알아서들 만들고 굴리는 학부모들의 동아리 모임, 학년 모임, 두레 모임, 그냥 꽃에 물 주러 오는 사람까지, 그야말로 학교에 살고 있는 이상한 사람들이 많았다. 학교 지박로스쿨 등록금
령이니 학교를 떠나지 않는 여고괴담이니 하는 농담들이 자연스러웠다.
그리고 입학 후 두어 달이 지나자 학교에 가는 게 자연스러워진 우리가 있었다. 누구나 반갑게 인사하고, 어디선가 리코더 소리가 들려오고, 운동장을 쏘다니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번지는 학교에 스며들고 있었다. 아이의 삶은 물론 자신의 삶에서도 새로운 장공무원 개인회생
을 열어가게 됐다는 선배들의 이야기가 조금씩 이해되기 시작했다.
▲ 고양자유학교 정문 ‘함께가면 길이 됩니다’라는 말은 학교를 다니며 더욱 와닿는다.
ⓒ 고양자유학교
즐거운 시간도 잠시, 방학이라는 걱정이 찾아오고 있었다. 아이를 누구에게 맡길 수 있을지 막막했다. 다행스럽게 '방놀자'(방학 때 놀자)라는 방학 중 돌봄 프로그램이 아이 입학 직전 해인 2023년에 시작되었다고 했다. 학교의 공식 일정은 아니고, 학부모들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것이었고, 여름방학에는 주 3일, 겨울방학에는 주 1일을 열었다고 했다.
하지만 걱정과 불안은 잠재워지지 않았다. 올해도 방놀자가 열릴 수 있을까? 주 3일은 방놀자에 보내더라도, 나머지 2일은 어떻게 하지? 우리 아이만 보내자고 주변에 너무 민폐를 끼치는 건 아닐까? 또 머리가 아파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방학이 코앞에 다가오자 또 이상하고 신기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방놀자 프로그램을 맡아주시는 강사분들이 어디선가 나타났고 돌봄활동을 지원해줄 인원들도 착착 모였다. 방놀자 시간표가 완성되기 시작했다. 아이들 먹거리를 잔뜩 해오시는 분, 출근하는 학부모를 위해 아침 일찍부터 학교 문을 열어주시는 분들이 여럿이었다. 우리의 사정을 알고 있는 다른 학부모들은 먼저 마음을 내어 방놀자가 아닌 날에는 아이를 집으로 보내라고 연락을 해주셨고 전혀 미안해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들도 덧붙여주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아이의 방학 일정이 완성되었다.
'합리적'인 교육은 없다
무엇이 더 효율적이고 합리적인지 따지던 나의 기준은 고양자유학교를 만난 후 점점 옅어져 가고 있었다. 나의 아이를 키우는 것을 넘어서서 우리의 아이들을 함께 키운다는 느낌을 깊이 새기게 되었다. 주는 만큼 기대하고, 받는 만큼 미안해 할 일이 아니었다. 그저 '고양자유학교'라는 안온한 울타리 안에서 나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면 되는 것이고, 그런 사랑이 모여서 계속 돌고 도는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합리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경험들이 고양자유학교 도처에 널려있었다. 수업 준비를 위해 수십 권의 책을 읽는 선생님, 퇴근 후에도 학교에 와서 수리할 곳을 살피는 학부모, 한참을 놀다가 구석에 혼자 있는 1학년 동생에게 다가가 기분을 괜찮은지 물어보는 5학년 언니까지. 학교는 말 그대로 배움의 장이었다.
여전히 부족하지만 아이를 대하는 나의 태도도 조금씩 달라졌다. '합리적'인 선택지를 제시하고 가르치려 할 때는 아이와 갈등만 커졌고, 사랑을 충분히 주고 기다릴 때 아이는 한 뼘씩 쑥쑥 자랐다. '교육'이라는 단어 앞에서 '합리성'은 어울리지 않는 단어였고 나 또한 '합리성'이라는 기준으로부터 멀어지면서 자유로움을 느끼게 되었다. 내가 고양자유학교에서 얻은 가장 큰 배움이 있다면 함께 걸어가면 진짜 길이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길은 '합리성'과는 전혀 관계없는 사랑과 나눔으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이다.